2002금검조령

[TM]무림Rider
http://club.ipop.co.kr/murimrider

대본: 향나무
싱크: into5501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끝내 이뤄지지 않는 공허한 나의 사랑

그렇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차라리 그대의 품안에 갇히고 싶어

방황하는 나를 잡아주길 바라지만

그저 멀리서 묵묵히 지켜보기만 할뿐

아무런 도움도 주질 않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끝내 이뤄지지 않는 공허한 나의 사랑

그렇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오프닝/엔딩곡 가사 번역: 박무영

 

원작: 와룡생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한데

이렇게 방황하고 헤매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주연: 우영광, 황곤현, 라해경, 애위

 

금

금 검

금 검 조

금 검 조 령

 

제 3 편

 

잠깐!

 

악소채?

 

지금 어디 있지?

 

절벽에서 떨어졌어요

어쩌다 떨어졌어?

나랑 안 놀아줘서...

너!

 

- 성영
- 예

- 절벽이 어디 있는 줄 아냐?
- 예

- 어서 가자
- 예

 

나도 갈래요

 

넌 산채에 남아 있어

날 기다리고 있어!

 

입 달린 오리가 날아갔군

 

금검을 다른 사람이
차지하게 되면

어쩔 셈이냐?

 

그 계집을 잘 감시해

더 이상 일을 망치지 않게

의부님, 안심하십시오

 

먼저 산을 내려가마

 

신풍방에 돌아가실 겁니까?

헛소리

 

소령이 죽었으니

어서 사람들을 풀어
악소채를 찾아야할 것 아니냐

 

예

 

악 누님, 어디 있어요?

 

저는 절벽 아래에서
옴짝달싹도 못 하고 있어요

 

별 형님, 달 누님

 

악 누님에게 전해 주십시오

 

제가 여기 갇혀있으니

 

구하러 와 달라고요

 

그들은 죽었을 거요

특히 소령은 불치병을
앓고 있었잖아요

 

며칠이 지났는데도
소식 하나 없구나

 

이제 포기해야겠다

 

관두자, 이번 거래는
어긋난 거야

그럼 우리 자신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거군

강호에서의 은퇴

 

왜요? 형님, 되돌리고 싶어요?

 

되돌릴 수 없다

 

생각해 봐라

우리가 강호에서 몇 년이나 지내며

성사된 거래가 틀어진 적이 없다

이번엔 사람 목숨마저 잃었는데

어떻게 강호에 남아 있겠냐?

 

그렇죠

 

이제 우린 강호에서
사라지는 겁니다

 

동생, 묵념을 올리자

 

악가 검법이 정교하다는 말은
과연 헛소리가 아니었소

 

장씨 집안 소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꼭 그런 건 아니요

당신의 수련이 좀 부족해서지

악가 검법을 다
발휘했다고 할 순 없잖소

 

부끄럽군요

 

게으름을 피우고
수련을 게을리 했더니

악가 검법을 정수를
발휘할 수 없군요

 

무공도 보잘 것 없고

복수할 가망도 없이
내 한 몸 간수하기 힘들죠

 

어머니마저 돌아가셨으니

앞으론 누가 악가
검법을 가르쳐 주겠어요?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 말아요

 

무공 방면으로 당신을
도울 수 없지만

어르신을 한 분 알고 있는데

그 분이 가르칠 수 있을 거요

 

누군데요?

내 고모님이신 삼절 사태요

 

[ 청심거 ]

 

소백, 청심거의 규칙을
알고 있잖느냐

 

왜 날 방해하려 들지?

 

소채 낭자는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관례를 깨고
제자로 받아 주십시오

 

뭐가 다르지 말해 봐라

넌 늘 눈이 높았는데

이번에 마음이 동요됐나 보구나

 

어머니도 그녀를 이리
데려온 걸 아시느냐?

 

어머니는 그녀를
오해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차마 말씀
드릴 수 없었죠

 

고모님이 받아 주신다고 하면

알려드릴 참이었어요

 

언제부터 그렇게 교활해졌니?

 

일이 원만하길 바라는 것이니

이해해 주십시오

 

내가 받아주면

나와 네 어머니의 오해를
생각 안 해 봤냐?

 

고모님이라면 어머니께
꿀리지 않으리란 것만 알뿐

다른 것은 모르겠습니다

 

그 낭자를 위해서는
무슨 소리든 다 하겠는걸?

 

사실을 말씀드린 겁니다

 

사실을 말했다고?

이렇게 된 이상 한 번 봐야겠다

당장 데려오겠습니다

 

지금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죠

가봐라

 

감사합니다, 고모님

 

악소채가 사태님께 인사드립니다

 

역시 악 가였군

 

악운고와 어떤 관계지?

 

제 어머님이십니다

 

어머니를 아십니까?

본 적이 있지

 

두 집안이 인연이 있나 보군

앉거라

 

어머니와 아주 닮았구나

 

사람을 설레게 하는 점이 있어

 

그래서 소백이...

고모님

 

소백 말이 무공을
배우고 싶어한다지?

 

물리치지 마시고
받아주십시요

 

악운고의 무공은
나와 비슷하지

하지만 안타깝군

 

청심거엔 규칙이 있으니
외인은 받지 않는다

 

하지만 소백이 하도
애원을 하고

난 그 애의 고모로

가족이라곤 그 애뿐이니

관례를 깨고 널 받아주겠다

 

사부님, 제자의 절을
받으십시오

잠깐

그렇게 서두를 것 없다

약속해야 할 게 있다

그래야 제자로 받아주마

말씀해 보십시요

 

관례를 깨고 널 제자로
받아주는 건

소백을 봐서다

그러니 영원히 그의 은혜를
기억하기 바란다

 

말씀하시지 않아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요

그러면 됐다

 

소채, 어서 절을 해요

 

뭐라고?

 

그래, 눈에서 멀어지는 게
좋다 이거냐?

 

그녀와 배짱이 척척
맞는 배후를 찾아줬구나

똑같이 쌀쌀맞고
똑같이 괴상야릇하지

어떻게 고모님과 소채를
그렇게 말씀하세요?

 

듣기 싫으냐? 아까워?

전...

 

관두자

 

한 사람은 인간의 식사는
먹지도 않고

세간 일은 신경도 안 쓰지

친오라비 생사조차
신경 안쓰는 동생이니까

한 사람은 친아들이지만

숨소리조차 좋아하는 사람에게
표 안 나게 하려 하니

어머니이고 새 언니인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

 

난 왜 이렇게 재수가 없지?

 

선천적인 삼음절맥을 앓고

악 누님과 강호를 유랑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헤어지게 됐지

 

어린 마녀를 만나서는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됐어

 

이제 절벽에 갇히어

배고픔이나 면하려고 했더니

느닷없이 떨어진
돌 때문에 뭉개져 버렸어

 

난 살아봤자 의미가 없어

 

악 누님

 

한번만 더 만나 본다면
죽어도 여한 없겠어요

 

악 누님, 어디 있어요?

 

악 누님

 

악 누님!

 

어디 있어요?

 

악 누님!

 

소령! 너야?

 

내 소리 들려?

 

들리면 대답해

 

소령!

 

마녀잖아

 

대답 안하고 배기나 보자

 

나쁜 놈, 죽어라

 

유금령! 이 악마!

 

넌 나쁜 여자야

 

날 떨어뜨리더니
돌을 던져 짓뭉개려고?

 

대체 무슨 짓이야?

 

어서 올라와, 나랑 놀자

올라갈 방법이 있다면
지금껏 있겠어?

 

하지만 여기서
죽기를 기다리지

올라가서 너랑은 안 놀아

 

이 악마가 어떻게 된 거지?

아무 기척이 없잖아

 

또 무슨 꾀를 생각해
날 괴롭히려는 거겠지

 

소령, 밧줄 보이지?

 

거기까지 닿지?

 

그럼 밧줄을 잡고 올라와

 

밧줄은 충분해

 

하지만 내 목숨이
충분한지는 잘 모르겠다

 

또 날 괴롭힐지 어떻게 알아?

 

소령, 다신 괴롭히지 않을게

 

노는 것만 밝혀서
심한 지 몰랐어

그래서 네가 절벽으로
떨어진 거야

하지만 이번에 정말 도와주고 싶어

 

날 믿어 줘

 

녀석이 똑똑해졌나?

 

저 악마를 믿어야 하나?

 

어쨌든 여기 있어봤자
결국은 죽게 되니

믿어주면 살 기회는 생기겠지

 

나 올라간다

 

밧줄을 잘 묶었으니
걱정 말고 올라와

 

소령! 힘을 내서 올라와

 

위에서 기다릴게

 

힘내, 올라와

 

무슨 짓이야?

 

밧줄 자르고 있잖아

 

잠깐!

 

날 구해준다고 했잖아

 

여전히 멍청하구나

내가 널 정말 구해줄 줄 알았어?

 

정말 진짜 바보야

 

봄바람에 버드나무 늘어지고
님을 강가로 데려가니

순식간에 파안이 되네

아리따움은 버드나무 같고
나무는 봄기운을 이기지 못하네

 

버드나무 같은 허리에
선녀처럼 아름답구나

역시 유선자야

 

중생을 미혹하게 하는군

 

선녀님, 감사합니다

 

쉿, 조용히 해요

 

이 녀석을 이용해서
저 둘을 시험해 봐야겠어

 

- 내 거야
- 내 거야

 

산에서 떨어지다
선녀가 구해줬는데

 

경공을 잘하는 것 같았어

 

선녀 계곡에 떨어졌나?

 

누구 없어요?

 

선녀님입니까?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 뵐 수 있을까요?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신선님, 때리지 마십시오

닥쳐!

 

네가 방해하지 않았다면

우린 지금도 고하를
못 가렸을 거다

 

힘들게 석 달만에
만났단 말이다

이 자식아

 

왜 가만히 있지?

 

무공을 못 해?

 

목숨도 얼마 안 남았군

 

무공 할 줄 압니다

기다려

 

이 놈아, 무공을 할 줄 안다고?

 

받아라

 

어디 휘둘러 봐

 

태산압정

 

횡소천군

 

그게 다야?

바닥이나 쓸어라
말을 잘 하는 군

 

어쩌다 산에서 떨어졌냐?

 

누가 날 해쳤어요

해쳤어?

 

누군데?

 

내가 금방 죽는다면서요?

그 높은 산에서 떨어져도
안 죽었잖아요

 

가능하다면 경공을
배우고 싶습니다

 

언젠가 그 선녀님처럼
날 수 있겠지요

뭐라고? 너 유선자를 알아?

절 구해주신 선녀님이잖아요

그 후에도 봤냐?

 

선녀님을 뵙기가 그리 쉬운가요?

누군가 절 해쳐서
산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절 구해주는
사람이 있어

이제 멀쩡합니다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우리도 석 달만에 본 거야

만나도 얘기를 해선 안 돼

힘드시겠네요

누가 아니래?
무엇보다 힘든 일이지

전부 그 남일공 탓이야

 

그 다른 신선님 말이예요?

흥! 신선 좋아하네

 

그 놈이 유선자와
해로하고 싶어서

날 몰아세웠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 계획을 세웠지

우리 셋이 내기를 했다

석 달을 기한으로

무공으로 상대를
이기지 않는 한

누구도 숙소를 떠날 수 없지

 

그럼 왜 상대하곤
말을 못 하지요?

 

소인배를 경계해야지

 

만약 내가 잠든 새에
서로 연락하면

나만 손해 보잖아

 

이제 네가 왔으니
널 보내야겠다

 

어디를요?

 

남일공을 상대하란 말이야

 

정보를 얻어오면
네 삼음절맥을 뚫어주마

 

좋아요, 재미있겠네요

 

재미있어?

아파요

 

왜 이제야 왔지?

 

전...

 

오래 기다렸다

어딜 갔었냐?

 

장 어르신 댁에 갔었습니다

장선패?

 

유선자와 함께 있었는 줄 알았는데

 

좋아, 노추가 뭐라고 하더냐?

 

검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당신의 혼원장을
깰 수 있다더군요

 

내 혼원장을 깬다고?

 

못 믿겠군, 그 짧은 시간에
검법을 배웠다고?

 

전 내력이 없어서
말로만 알려주셨죠

그리고 겨뤄보라고 하셨어요

 

그건 재미있군

 

노추가 뜻밖에 세심하구나

 

당신이 장법을 쓰기만 하면
제가 깰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

 

좋아

 

내가 장법을 쓴다해도
그가 깰 수 있는 건 아니지

 

자세히 봐라

 

그렇게 빠른 걸 어떻게 봐요?

 

좋아, 잘 보여주마

 

이 혼원장은 어르신을
상대하기 위한 거랍니다

어쩌지요?

 

걱정 마, 다 수가 있다

 

난 오른쪽이 약하고

 

왼쪽이 강하지

 

그는 피할 수 없다

피하면 어떡합니까?

 

피하면 함정에 빠진다

 

내 검은 약한 곳에서
센 곳으로 움직인다

교룡비천, 풍운변색

그 놈의 엉덩이를
걷어 차주고 말 테다

 

대단하시네요

 

교룡비천으로 땅에서
기어다니게 해주고

풍운변색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해주지

 

그만하십시오!

 

어검술?

어검술은 저는 아직 잘 못하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진 건 진 것이다

 

말해라, 이건 속임수라고

 

승복할 수 없어!

 

어젯밤에 내가 알려준
초식들 기억하지?

예

 

그래... 역시 젊어서
기억력이 좋아

 

자, 다시 한번 연습하자

네 선고님께 보여줘야지

어떻게 혼원장을 이겼는지 말이다

 

자

 

때리고

피하고

또 피했지

 

내가 졌네?

 

남일공, 무슨 짓이야?

내 아들하고 얘기하는데
왜 끼여들어?

 

무슨 생각하는 줄 모를 줄 알아?

일부러 그 애를 던져서

내가 말을 하게 만든 거지?

 

무공 쪽으로는 이미
내가 널 이겼으니

말해도 되지

 

내가 너 같은 줄 아냐?
져 놓고도 인정을 안해?

이제 양아들 데리고
얘기하러 가련다

 

아들아, 가자, 상관 말자

 

집에 가서 얘기하자

 

조심해라

 

감사합니다, 선고

 

과일을 좀 가져 왔어요

 

선물을 주고 받을 줄도 아네?

 

의부께서 구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라고 하셨지요

장산패는 사람은 거칠지만

 

상당히 세심하구나

네 무공 실력 진보를 보니

정성껏 가르친다는 걸
알 수 있어

하늘 같은 은혜에
무공까지 전수해 주셨지요

하지만 선고님과
남 어르신의 절학 무공은

누구와도 비할 바 없으니
승복하신 답니다

 

장산패가 널 위해
경쟁심을 버렸단 말이냐?

 

정말 뜻밖이구나

또 두분의 절학을
조금이라도 배우려면

평생을 다해도 안된다고
하시던 걸요

 

좋아, 네 의부는 정말 생각이 깊구나

 

내 수라지법을 배우고 싶으냐?

아니면 유서경공?

 

감사합니다, 선고

 

일어나라

 

둘 다 배우고 싶구나?

 

이리 오너라

 

먼저 경공을 가르쳐주마

 

자네가 올 줄 알았지

너도 왔잖아

 

난 양아들을 보러온 것이다

유선자를 보러 왔겠지?

 

어디 나 뿐이야?
너도 마찬가지잖아

좋아... 그만두지

 

저 녀석 이름이 뭐라고?

령아

령아?

 

하늘이 내려주셨군

 

무예를 배울 자질을 타고 났어

 

내 혼원장법도 그에게 딱 어울려

 

시원시원하군
양아들 대신 고맙다

별 말씀을...

 

하지만 녀석이 우리
셋의 무공을 배운 후에

마귀에 씌우면 강호의 재앙이 될 거야

그러니 우리가 잘 살아야지

녀석을 잘 지켜봐야 해

 

좋아, 머리를 쓰는 군

 

별 말씀을, 고맙군

아니야

 

무섭느냐?

여기서 떨어지면
산산조각 나겠지

두렵지 않습니다

선고와 함께라면
두렵지 않습니다

 

경공을 배우려면

단전의 기운을 완화해야 한다

맘을 편히 먹고
경맥으로 흐르게 해야 해

 

네 자질은 보통
사람보다 뛰어나다

방금 내가 말한 내공심법을
잘 체험해 보거라

 

간청강기 심유담애

아견청산 청산견아

석출수청 수청석출

노화순청 등봉조급

 

온갖 고생을 하며

딸의 중병에 쓸
약을 찾으러 왔지

 

그런데 이 약재들이
쓸모 없단 걸 알았어

 

약왕, 당신은 화타가
부활한 듯한 실력이었어

헌데 딸의 병 때문에
세상에 분개하고 있군

사실 나 사마풍과 협력하여
무림을 제패해야 해

 

위선 떨지 마라

 

당신 딸은 어떤 병에 걸렸지?

약왕조차 속수무책이라니

 

내 목숨과 그 애
목숨을 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죽겠다

 

괴상한 병이라
괴상한 약왕이 나서야겠군

 

독으로 공격하는 거야
시험해 볼까?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내 딸은 안 돼

 

네 목숨으로 시험해
보고 싶은 걸

 

당신 딸을 구할 수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군

 

네 혈영신공으로
내 딸의 경맥을 뚫어보고 싶다

 

날 도와주기만 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내 혈연시공은

6할의 공력을 낼 수 있을 거야

 

좋아, 새로운 얼굴을 갖도록
방법을 생각해보지

정말 고맙군

 

호랑이와 합세한 게
아니길 바란다

약왕, 농담이겠지?

 

사마풍, 조심해야할 걸

난 웃음 뒤에 비수를
숨기고 있으니

 

- 3년 후 -

 

소요검법은 검인합일을 추구한다

검이 신이 되고
사람은 신선이 되지

인검합일은 잡념을 없애고

일검에 청천을 갈라야 한다

 

딴 데 정신 팔지 말고
집중해야지

 

- 다시 3년 후 -

 

문열어

 

남 공자님

 

소백, 뭘 하는 거지?

 

왜 기척도 없이 들어오지?

급한 일이 있어

뭔데 그래?

 

소식을 들었는데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백화산장에 큰 문제가 있대

 

사촌 숙모께서 내게 강호에서

소식을 듣고 알리라고 하셨잖아

 

삼촌은 강호 10대 고수였지

다른 고수들과 금궁에
들어가기로 한 약속 때문에

지금껏 돌아오지 못 하셨어

 

삼촌의 무공은
10대 고수 중 최고였으니

누가 독을 써서
당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무림엔 적수가 없었지

 

헌데 사천 당문이나 묘강까지도

내가 모두 뒤져봤지만

아무 흔적도 발견하지 못 했어

 

헌데 최근 강호에
떠오른 백화산장에서

의심가는 점을 발견했지

백화산장?

 

아주 무도한 놈들이지

예전의 사마산장의
세력을 뛰어 넘어

현재의 신충방과 막상막하야

그게 우리 백운산장과
무슨 상관이지?

삼촌의 무공은 천하에 뛰어났지

백화산장이 무림을 제패하려면

먼저 삼촌을 없애려 했을 거야

백운산장은 여태
아무 다툼이 없었어

아버지는 명예에
연연하지 않으셔서

문제가 생긴 적이 없었어

누가 무림을 제패하든
상관 안 하셨지

소백, 너도 이제 강호에
나가봐야겠구나

남을 해치진 않아도
경계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백화산장의 함정일지 몰라

10대 고수들을 속여
금궁에 들여보내고

일망 타진한 걸 수도 있어

 

백화산장의 장주가
누군지 알아?

 

심목풍이라고 하는데
외부출입을 안 해

 

외부출입도 안 하는데
그렇게 소문이 무성해?

정말 폐관 수련 중이라
아는 사람이 없는 건지

10대 고수에게 당해서

백화산장에서 치료를
하는 건지 확실치 않아

그럼 우리가 확실히
해야 한다는 뜻이군

아버지를 죽였냐고
묻자는 거야?

폐관하고 있다며?

최소한 사실은 밝혀내야지

어머니가 시켰잖아

 

그 얘긴 잠시 접어두자

 

참, 악소채가
백운산장에 있다면서?

 

누가 말했지?

숙모님이

 

소백, 어딜 가는 거야?

강호에 나가보라며?
따라오지 마

 

의부님, 왜 6년 동안
전 조금도 안 자랐죠?

 

령아, 현재 네 실력은

우리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었다

삼음절맥증 환자가
이렇게 살아남긴

쉬운 일이 아니다

무공과 덕성을 함께 수련했으니

강호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을 게다

 

예, 의부님의 가르침을
명심하겠습니다

 

네 무공은 이제 성숙했으니

세상에 나가야 할 때다

 

부끄러워 그런 거지?

얼굴을 돌리고
확실히 말해 봐

 

할 말이 있으면 해봐

 

너도 선비이니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교양 없게 보인다

 

장산패, 언제부터
그렇게 점잖을 뺐지?

 

령아의 삼음절맥은

우리 셋이 힘을 합해 뚫었지?

그래, 6년간 령아가
배운 능력도

모두 우리 삼성의
손에서 나왔지

우린 무슨 일이든
함께 결정해 왔잖아?

그래

헌데 무슨 자격으로
령아를 내보내려 하지?

 

의부님

사부님

 

제가 진정으로 성장하도록
나가 보라 하신 겁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자식이라곤 저 뿐인데

오래 못 봐서 걱정하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령아, 네 사부에겐
내가 말하마

넌 먼저 돌아가거라

의부님

돌아 가래도

 

가 봐

 

수재, 내가 얘기하겠네

 

자넨 아는 게 많아
이치에 맞게 일을 처리하지

 

하지만 나도 나름대로 세심해

령아가 우리의 오랜
긴장을 풀어줬네

 

또한 오랜간 누리지 못한
행복을 누렸으니

 

그는 우리의 아들이지

 

령아가 선량하고 정직해서

우린 사심 없이 무공을
전수해 준 거야

 

나는 자네보다 더 보내기
싫어, 하지만...

그만 둬

 

내가 화가 난 건
자네 혼자 결정해서야

 

승복할 수 없어

 

정말 이상한 사람이군

평소 나더러 이치에
안 맞는다고 하더니

왜 오늘은 나보다 더 난리야?

자네가 먼저 잘못했잖아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령아를 위해서 그나마
좋게 얘기한 거야

난 자네 겁 안나

 

나도 자네 겁내본 적 없어

 

얼어붙은 나의 사랑을 보면서

 

내 맘속에 눈 내리는 소리를 듣네

 

세상은 순식간에
잿빛으로 물들고

 

공기 중으로 퍼지는
슬픔을 느끼네

 

지난날의 맹세를
저버린 건 누구인가

그대는 내 눈앞에서
천천히 멀어져만 가니

차갑게 얼어붙은 이 밤

아름다웠던 지난날은
되돌릴 수가 없구나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바로 나의 얼굴로 떨어져

내 눈물과 섞여 흩날리네

시선은 모호해지고

사랑의 고통에 지쳐서

옳고 그름도 분별할 수가 없네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매일매일 나를 덮어오고

눈앞의 풍경을 가린다네

애타게 찾아헤맨 꿈은

그렇게 요원하기만 하고

깊숙히 쌓이는 눈 때문에
한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네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산산히 부서진 우리의
첫사랑과도 같으니

사랑은 바람 속에서 천천히
떨어져 사라져간다네

마음속에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있다한들

그대가 준 기나긴 겨울을
어떻게 견뎌야 하나